오늘도 문제없음

29번째 생일

지난 월요일은 29번째 생일이었다. 2010년 5월 17일.

최근 몇 년 간 생일이라고 해서 특별히 무언가 한 건 없지만, 이번에는 한국을 떠날 날이 몇 달 남지도 않아서 오랜만에 부모님이 계신 집에 들러서 식사도 하고 술도 마셨다. 내가 나이를 먹은 만큼 중년을 넘어서 노년에 가까워진 부모님이지만 여전히 나는 물가에 내놓은 어린아이 같은 느낌이신 듯했다. 조금 달라진 건, "너도 이제 여자를 만들어야 되지 않겠느냐..." 고 슬쩍 운을 띄우시는 정도였다. 원래부터 내 연애사에는 관심도 없으셨고, 오히려 연애가 공부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셨지만, 서른이 되어서 혼자 지내는 나를 보고 것이 조금 측은하게 생각하시는 듯했다. 여전히 어머니는 "결혼이야 2, 3년 후에 생각해도 되지 않느냐. 내가 점을 봤는데 너는 늦게 결혼할 수록 좋다고 하더라..." 는 묘한 말을 남기셨지만... 원래 집에 다녀올 계획이 없다가 문득 생일이 다가온 걸 보고 내린 집에 다녀올 결정을 내린 터라 오래 머물지 않고 하룻밤만에 다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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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예비군 훈련

예비군 1년차. 동원미지정. 향방작계.

작년 2월 전역했고, 피할 수 없는 예비군 년차가 시작됐다. 졸업 후, 연구원으로 등록하면서 예비군 전입 신고를 깜빡 잊은 탓에 주민등록지인 대구의 집으로 훈련통지서가 날아갔지만 곧바로 전입 신고를 마쳐서 직장 예비군 대대로 들어갔다. 지금까지 신경쓰지 않고 있었는데, 앞으로는 어딘가 옮길 때마다 잘 챙겨둬야겠다. 안 한다고 해도 어차피 번거롭기만 할 뿐 큰 차이는 없지만 말이다.

나는 신체와 정신에 큰 문제가 없고, 문제를 만들어낼 재력도 없어서 현역 입영 대상이었지만 전문연구요원이라는 대체 복무 제도로 전역했다. 그래서 누군가, 어디에선가 군대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 조용히 들어주는 처지였다. 그렇다고 해서 군대에 가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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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 - 2010-3-4

  • 오랜만에 글을 쓰려고 하니 드루팔 (Drupal) 6.16으로 업데이트하라는 메세지가 떴다. 드루팔을 사용하기 시작한 지도 이제 곧 1년이 다 되어간다. 처음에는 이리저리 공부해가며 꽤 재미를 느꼈는데, 지금은 그냥 '편안하게 쓸 수 있는' 정도에 가까워진 듯하다. 업데이트는 주말에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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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설

2010년의 짧은 설 연휴가 끝났다. 한달 만에 다녀온 집은 여전히 큰 변화는 없었다.

차례를 지내기 위해 큰 댁에 가니 꼬맹이들이 득시글거리고 있었다. 모두 오촌 조카들이었는데, 어차피 사촌 이상 벌어지면 서로 기억도 못할 것이다. 일년에 두번 만나는 사람을 얼마나 알아볼겠는가. 세뱃돈을 가득 받고서 놀러나가는 모습을 보니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친가 쪽 사람들 가운데에는 내 또래의 사촌이 없어서 항상 동생과 둘이서만 놀았던 기억이 있다.

예전에는 해외로 나간다는 사실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시던 부모님이 이번에는 태도가 조금 바꼈다. 그리 긴 기간도 아니고, 무엇을 하든 지 경력에 남을 테니 적극적으로 생각하라는 말씀을 하셨다. 원래부터 완전 긍정도, 부정도 아니었으니 결과적으로는 크게 달라진 게 없긴 하지만, 어쨌든 내 입장을 어느 정도 이해해주고 계시다는 사실이 조금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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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받지 못하는 교수

며칠 전 후배와 저녁을 먹으며 이야기를 하던 중, 아래와 같은 말이 나왔다.

나: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교수는 후대에게 존경받지 못할 것 같다.

후배: 그렇네요. 우리 교수의 지도교수인 K모 교수의 경우를 봐도...

나: 그러고 보니 그렇네. 며느리가 시어머니 닮아가는 이치구만!

지도교수의 지도교수인 K모 교수의 현실태를 보면 그렇다. 학문적으로는 (비록 월드 클래스 레벨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 인정을 받고 있고, 연장자로서의 권위는 있다. 하지만 그 아래 세대 교수와 연구원들은 웬만하면 그 교수와 관련되고 싶어하지 않아 하고, 그 누구의 입에서도 좋은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 심지어 그의 행적을 폭로하며 이를 가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빨리 그 영향력이 없어지기만을 조용히 기다리고 있는 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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